크리스마스 선물의 기원은 동박 박사가 예수님 탄생을 축하하며 선물을 줬던 것에서 유래됐다고 한다. 이로 인해 과거나 지금이나 수많은 커플들이 크리스마스 때 무엇을 해야 하며 무엇을 줘야 할지 상당히 고민을 한다...... 뭔가 이상하다. 크리스마스는 예수님 생일이다. 남의 생일에 당사자 생일은 안 챙기고 왜 자기들이 서로 난리인건지 의문이다. 오 헨리의 <크리스마스 선물> 주인공들도 이 이상한 문화의 피해자들이다.
안 그래도 없는 형편에 부부는 서로에게 서프라이즈 선물을 챙겨주려 한다. 델라는 열심히 기른 머리까지 잘라 남편 짐의 금시계에 잘 어울릴 시곗줄을 산다. 그러나 짐은 그런 줄도 모르고 델라에게 머리빗을 선물한다. 돈이 없으니 본인 시계를 팔아서 말이다. 둘 다 마음 아프게도 어긋나 버린 선물이다.
이 소설은 선물에만 초점을 두면 운명의 장난이 지나친 비극이다. 하지만 그 상황을 상상하며 짐과 델라의 감정을 내게 대입해보니 오히려 행복했다. 물질적으로 가진 것 없지만 어떤 물질을 준다해도 바꿀 수 없는 그런 존재가 내 곁에 있다는 것. 행복이란 표현 이상으로 벅찬 감동이다. 주변 비교와 간섭만 없으면 평생 행복하게 살 수 있는 서로가 될 것이다.
나는 이 이야기를 책으로 보기 전에 연극으로 접했다. 장항도시탐험역에서 '삼양 동화' 팀이 준비한 극이었는데 아이들을 위한 프로그램임에도 불구하고 성인인 내게 큰 감동과 깨달음을 줬다. 책으로 읽을 때 그 장면들이 회상됐다. 글이나 극으로나 모두 훌륭한 고전 작품이다.
2020/10/10 - [Review/독후감] - 마지막 잎새(O.헨리) 독후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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