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호연 작가의 <불편한 편의점> 시리즈 2번째 편이 나왔다. <불편한 편의점>에서는 알바였던 독고와 각 사연이 있는 주인공들의 이야기를 풀어갔다면 <불편한 편의점 2>에선 별명이 홍금보인 황근배라는 사람으로 풀어간다. 이 책은 전편을 봐야 이해할 수 있는 부분이 있는지라 꼭 1편을 보고 2편을 읽는 것을 추천한다. 독고와 염여사, 인경의 이야기 등 연결되는 이야기가 있다.
<줄거리 요약>
책을 완독 하실 분이라면 웬만하면 다 읽고 요약 보는 걸 추천! 스포O
2편에서는 코로나 시대의 모습이 진하게 묻어난다. 고깃집을 하다가 코로나 여파로 장사가 어려워진 사장님 이야기, 마스크를 착용하며 생활하는 모습들이 자연스럽다. 1편의 주인공 독고는 물러가고 새로운 주인공 황근배가 나온다. 그리고 사장님인 염여사가 잠시 뒤로 밀려나고 새로운 사장이자 염 여사의 아들인 민식, 염 여사와의 연으로 경영에 뒷전인 민식의 뒤를 봐주고 편의점을 책임지고 있는 선숙 점장이 등장한다.
독고와 비슷한 느낌을 풍기는 황근배가 Always편의점의 알바 자리를 노리고 노린 끝에 차지했다. 그도 사람들의 사연을 들으면서 달래줄 때 옥수수 수염차를 주는 습관이 있는데 이 또한 독고와 비슷하다. 황근배는 독고와 비슷했어야 했는데 그 이유는 인경의 작품 속 주인공 모델이 '독고'였고 그 역할을 맡은 게 황근배였기 때문이다. 독고를 이해하고자 들어왔으면서 동시에 돈벌이를 하러 온 황근배와 그 주변의 이야기, 편의점을 방문하는 마음이 허한 손님의 이야기들로 줄거리가 풀어진다.
염 여사는 아들에게 사장 자리를 내어주고 언니 집에 내려가 있었다. 손만 대면 말아먹다가 엄마 집에 들어온 민식과 같이 사는 것도 영 불편했고 쉼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심지어 치매 전 단계 판정도 받은 상태였다. 그랬던 그녀가 다시 Always편의점 이야기로 복귀하게 되는 이유 중에 하나는 변화된 민식, 그에게 영향을 준 황근배가 있다.
취준생, 고깃집 사장, 어려운 가정 형편의 청소년, 황근배, 인경의 작품, 염여사와 민식의 이야기로 채워져 있다. 사연 없는 이는 없다. 우리의 이야기 중 일부가 불편한 편의점에 빗대어 나타나고 있다.
<독후감 : 불편한 편의점이 우리 주변에 없는 불편함>
내게 <불편한 편의점>은 더 이상 불편하지 않다. 오히려 현실이 불편하고 소설은 반갑다. 1편에서 봤던 반가운 주인공들을 다시 볼 수 있어 좋고 차근차근 풀어지는 이야기도 좋다. 잔잔하고 감동적인 이야기들로 채워져 있어 현실감이 떨어져 보이지만 제발 이런 아름다운 전개가 현실에도 가득하길 바라는 마음으로 읽게 되었다.
<불편한 편의점> 시리즈의 특징은 사연 있는 어떤 이가 불편한 편의점에 방문해 세상 불편함이 가득한 알바에게 털어놓고 해답책을 얻어 풀어가는 게 핵심이다. 편의점 계의 오은영 박사를 보는 듯하다. 아니 박사님은 대단한 권위자지만 독고나 황근배는 그렇지 않다는 것이 포인트다. 남들이 보면 허접하고 겉으론 별로인 사람들이 삶에 큰 영향을 주는 신기한 모습이다.
많은 독자가 <불편한 편의점> 책에 열광하는 이유는 누군가 내 말을 들어줄 사람이 필요해서라고 느껴진다. 왜냐면 우리 모두 사연이 있기 때문이다. 어디 가서 속 시원히 털고 싶고 답답한 마음을 하소연하여 그 영향으로 인해 일들이 잘 풀렸으면 하는 마음의 반영으로 보인다. 요즘 우리 사회는 갑갑할 수밖에 없다. 일단 내 이야기를 남에게 할 때 감정 쓰레기통 만들까봐 걱정한다. 용기를 내어 가족이나 주변, 또는 사회에게 나의 답답함을 털어놓을 때 위로보단 정답을 제시받을 때가 많고 재수 없으면 욕먹기도 한다. 그래서인지 TV에서는 상담 프로그램이 핫하다. 예전에는 정신과 상담하면 이상한 사람 취급받기도 했는데 요즘은 자연스럽게 찾아가는 곳이 되었다. 그렇다고 일상에서 쉽게 접할 수 있지는 않다. 그 또한 대단한 용기와 불편을 감수해야 한다.
불편한 편의점에서는 그렇지 않다. 가까운 곳에 있고, 비용이 적으며, 이야기를 하면 일단 들어준다. 들어주는 사람이 TMT에 가끔 재수 없어 보일 정도의 대화법을 소유하고 있어도 결국엔 감동적으로 흘러간다. 우린 이렇게 털어놓을 상대도 필요하고, 감동적으로 일이 해결되기를 바란다. 불편한 편의점과 같은 곳이 우리 주변에 많았다면 이 사회가 이렇게 갑갑하지는 않았을 텐데 말이다. 그저 시간이 흐를수록 불편한 사람과 상황이 많아지는 것이 불편할 따름이다. 나에겐 불편한 편의점 같은 곳이 어디에 있을까? 나 또한 누군가에게 황근배 같은 존재가 될 수 있을까? 거꾸로 내가 주변을 불편해하게 하는 존재이지 않은가 여러 생각이 든다. 언젠가 이런 <불편한 편의점>을 만나면 혼자만 알지 않고 주변에 소개해줘야겠다.
*김호연 작가의 또 다른 장편소설인 <망원동 브라더스>도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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