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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책

‘착장’이란 어색한 표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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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필공간 칼럼] - 착장, 과연 올바른 표현일까?

 

요즘 ‘착장’이라는 표현이 자주 사용되고 있다. 특히 패션 쪽, 쇼핑몰, 유튜브 등에서 많이 사용되고 있다. 착장샷, 착장법, 착장 정보 등 관련 검색어도 대거 존재한다. 심지어 기사에서도 셀럽의 패션을 두고 착장이란 단어를 사용한다. 나 같은 옛날 사람에게는 이 표현이 상당히 어색하다. 옷차림이나 옷을 입은 모습을 보고 착장이라고 하는 경우가 흔치 않았다. 요즘 들어서야 자주 사용되는 표현이다. 뜻을 찾아봤는데 왜 이 표현이 자주 사용되는지 더 이해가 가지 않았다.

 

착장 뜻

표준국어대사전에 따르면 ‘착장’은 <의복, 기구, 장비 따위에 장치를 부착함>이다.

 

착장으로 사전에 검색하면 연관 지어 등장하는 단어 중에 ‘장착(裝着)’이 있다. 우리가 흔히 사용하며 착장보다 쉽게 이해할 수 있는 단어다. 표준국어대사전에 따르면 장착의 뜻은 <의복, 기구, 장비 따위에 장치를 부착함>으로 ‘착장’과 똑같이 적혀있다. 즉, 착장은 장착이다.

 

착장이란 단어가 언제부터 사용됐는가를 찾아보니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이 의견이 가장 와닿았다. 몇몇 중국 쇼핑몰에서 착장(着裝)이란 단어가 사용되는데 이를 아무런 검토 없이 우리나라에 들어와서 마구 사용된다는 거다. 일리가 있다. 업계 사람이라면 뭔가 안 쓰는 단어를 사용해 눈에 확 들어오게 하는 마케팅 효과(?)를 노리지 않았을까? 그게 아니라면 당최 착장이라는 단어를 사용한 의미를 개인적으로 알 수 없었다. 아래와 같은 착잡한 분석이 있기 전까진.

 

 

보통 사람이 옷을 입은 모습을 보고 ‘착장’보다 ‘착용’이라는 단어를 사용한다. 착용의 뜻은 표준국어대사전에 따르면 <의복, 모자, 신발, 액세서리 따위를 입거나, 쓰거나, 신거나 차거나 함>이다. ~착용법, ~착용 정보가 훨씬 어울리는 표현이다. 착용의 뜻과 착장의 뜻을 비교해 보면 미묘한 차이를 발견할 수 있다.

 

착용의 주체(主體)는 ‘사람’이다. 사람이 옷을 입고 쓰고 신거나 찬다. 하지만 착장에서의 ‘사람’은 객체(客體)다. 사람에게 의복, 기구, 장비 등을 입히는 거다. 게임 속 아바타나 캐릭터에게 옷을 부착시킨 것처럼 표현한다. 쇼핑몰에서 판매하는 옷을 모델들에게 ‘부착’ 또는 ‘장착 ’한 형태라 그 단어를 사용했다고 하면 그나마 이해할 수 있겠다. 그러나 평상시 우리가 옷을 입을 때나 옷 코디 방법을 가지고 무조건 ‘착장’이란 단어를 쓰는 건 만류하고 싶다. 지나친 자본주의의 폐해를 드러내는 단어로 보인다. 좀 더 쉽게 정리하자면 이 단어를 사용하면 비중이 ‘옷 > 사람’이 된다.

 

언어는 시대의 흐름에 따라서 바뀐다. 착장이란 단어도 지속적으로 사용하면 우리 삶 속에 자연스럽게 자리할 수 있다. 그러나 변화 속에 있는 현시대의 사람으로서 정확한 검토는 한 번쯤 필요하다고 느꼈다. 꼰대 마음으로 한마디 한다. 사람이 옷을 입지, 옷이 사람을 입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