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11월(벌써 6년 전이라니), 트럼프가 제45대 미국 대선에서 당선됐다. 꽤나 파격적인 언사와 행보로 초기에는 당선 가능성이 의심됐으나 공화당의 치밀한 전략 구축과 적극적인 움직임으로 성공을 이뤘다. 그중 큰 성공 요인은 민주당의 텃밭을 자신들의 표로 전환시킨 것이다. 경제 위기로 어려움을 겪는 러스트벨트 지역 등 기존 진보 진영의 마음을 흔들었다. 우리나라도 비슷하게 예를 들자면 경상도 지역에서 진보당의 선전이나 전라도 지역에서 보수당 압도 지지겠다. 그러나 전라도 지역은 미국과 다른 게 과거 군사독재 시절 만행으로 아픈 역사가 있어 쉬이 바뀔 문제는 아니다. 아무튼 미국의 공화당은 목표한 바를 이뤘고 후보는 대통령이 되었다.
이 책의 저자 J.D 밴스는 자신이 살았던 쇠락한 공업지대인 러스트벨트 지역에서의 성장 경험을 가지고 글을 썼다. 책 전반적으로 사람은 자신의 성장 환경을 벗어나기 힘들어 가난이 대물림 되고 그 지역조차 갈수록 몰락해간다는 내용을 다루고 있다. 그러나 내가 이 책을 읽고 집중되었던 부분은 러스트벨트 지역, 즉 민주당 텃밭이었던 곳이 트럼프를 뽑고 공화당으로 쏠린 일이다. 이 지역에는 가난하고 어려운 백인들이 다수 이루고 있다. 미국 빈민층을 생각하면 유색 인종을 상상하기 쉬운데 그런 편견을 깬다. 시대의 변화와 공장의 폐쇄, 경제 몰락으로 기존 자신들이 지지했던, 심지어 견고했던 믿음을 저버리고 새로운 리더를 찾게 된다. 위대한 미국 재건을 위한 트럼프의 외침이 이들의 열망에 응답으로 들렸겠다. 민심은 순식간에 바뀌었고 방심한 오만자의 가슴에 비수를 꽂았다.
지난 제20대 대한민국 대선에서도 국민의힘은 전라도 지역을 열심히 공략했다. 개인적으로 느낀 바지만 국민의힘이 트럼프 당선사례를 벤치마킹 삼아 더욱 경제를 언급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타지역에 비해 정부 주도의 경제 개발에서 차별받는다는 이미지를 활용해 민주당에게 견고한 지지를 주면서 그런 대접받는다는 식의 메시지를 주는 전략이다. 하지만 아까도 언급했듯이 아픈 과거도 있고 여러 요인으로 제대로 먹히지 않았다. 다만 되려 집값에 분노한 이들의 힘을 입게 되었다. 결국 경제에 어떤 영향을 주냐에 따라 표가 움직이는 모양이다. 먹고 사는 문제는 진심이다. 진정한 지지는 밥그릇에서 나온다.
나도 나이 먹을수록 함부로 특정 정당에 대한 지지를 하기 힘들어진다. 언제 누가 내 밥그릇에 영향을 줄까 예민하게 본다. 몇 년 전, 좀 더 어렸을 땐 신념과 비전을 보고 정치적 선택을 했는데 찌든 때가 꼈나 보다. 어쩔 땐 이런 나의 모습이 아쉽고 씁쓸하다. 이 책의 저자이자 ‘공화당’ 상원의원이 된 J.D. 밴스도 나와 비슷한 감정을 느낀 적 있을까. 갑자기 궁금해지는 밤이다.
- 저자
- J D밴스
- 출판
- 흐름출판
- 출판일
- 2017.09.04
'Review > 책' 카테고리의 다른 글
트렌드 코리아 2023 요약 줄거리 및 독후감 (4) | 2023.01.07 |
---|---|
보통의 언어들(김이나) 독후감, 책 리뷰 (1) | 2023.01.01 |
행성 독후감 및 책 리뷰(베르나르 베르베르) (0) | 2022.11.14 |
문명 (베르나르 베르베르) 독후감 (2) | 2022.09.26 |
고양이 (베르나르 베르베르) 독후감 및 줄거리 (2) | 2022.09.1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