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년생이 온다, 90년생이 쓰는 독후감

 

 90세대를 시작하는 1990년생인 나는 이 책에서 말하는 내용이 많이 공감 갔다. 단순한 공감을 넘어 내 삶과 주변 환경을 수많은 자료로 분석해놓은 것이 신기했다. 살면서 당연하게 생각하던 것들인데 이전 세대 사람들은 신기하게 보고 있었다. 하긴 나도 이전 세대 분들을 보고 공감하지 못했던 모습들이 많았다. 답답했다. 나는 그들을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거 같은데 그들은 본인 경험과 사고에 갇혀 모든 것을 판단했다. 이 책에서 나의 답답한 마음을 저자는 논리적으로 대신 풀어줬다.

 

 개인적으로 '2부: 90년대생이 직원이 되었을 때' 챕터가 가장 공감갔다. 내 생계와 직결되는 문제다 보니 더 집중해서 읽어졌다. 결국 현대 경제 상황과 사회 시스템이 우리를 이렇게 만들었다. 누군가는 우리 젊은 세대가 이기적이고 나약하다고 말하지만 어쩌면 우리도 피해자다. 나도 대학 나와서 바로 취업하고 회사에 내 미래를 걸 수 있었다면 야근, 회식 같은 만행들을 이해했을 것이다. 그런데 우리 미래를 책임져주지 못할 거면서 업무 외적으로 회사에 묶어두는 것을 용인할 수 없다. 업무여도 규정 시간을 할애하게 했으면 책임자는 미안한 표시라도 하는 게 예의다. 더 이상 회사에 과하게 충성할 필요가 없다. 그렇다고 회사와 조직에 피해를 주게끔 행동해도 안된다는 것을 안다. 피해의 기준이 서로 달라서 생기는 갈등이겠지만.

 

 

 

 

 어떤 분들은 후기에 '70년생이 온다' 같은 본인 세대의 책을 만들어달라한다. 이 의견에 나는 약간 회의적이다. 그 세대는 이미 한국 현대사를 통해 당시 상황과 입장이 현세대에 전달되어 왔다. 만약 본인들의 이야기를 현세대가 모른다고 판단하여 전달하려는 목적이라면 또 하나의 꼰대 짓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 쉽게 말해 또 들으면 질린다. 90년대생과 벌써 성인이 된 00년대생의 이야기는 이제 막 진행하는 역사이고 앞으로 나타날 역사이기 때문에 따로 이런 책이 필요한 것이다. 답답한 마음은 이해하겠으나 넣어두길 바란다.

 

 이 책이 모든 90년대생의 상황을 세세히 대변할 수 없을 것이다. 하지만 전반적인 흐름에 대해서 정확히 파악하고 있다. 나오는 내용 중 이미 좀 지난 것들도 눈에 보인다. 예를 들면 박준형의 와썹맨 같은 경우 요즘은 장성규의 워크맨이 금세 자리를 대체한 것처럼 말이다. 이렇게 우리 시대는 빠르게 변한다. 마케터뿐 아니라 수많은 직업이 이 트렌드와 시대의 흐름을 읽지 못하면 도태된다. 그 변화에 진화된 모바일 세대인 우리는 이런 흐름이 낯설지 않다. 오히려 꾸준히 오래가면 신기하다. 아마 그래서 10년 넘게 방영한 무한도전이 대단한 프로그램 아니었을까.

 

 90년대생인 우리가 앞으로 기성세대가 되고 이끌어가는 세대가 될텐데 이 사회를 어떻게 만들어나갈지 궁금하다. 이 빠른 흐름 속에서 다음 세대를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