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접한 글은 이제 그만 쓰고 싶어서 글쓰기 공부를 해야겠다고 마음먹었다. 글쓰기에 도움되는 책은 많다. 그러나 나는 내가 주로 쓰는 레시피나 맛집 탐방과 같은 음식 관련 글을 잘 쓰는 특별한 방법을 배우고 싶었지만 마땅한 교습서를 찾기 힘들었다. 그러던 중 이 책을 발견했다. 음식 글이라는 표현이 생소하면서도 딱 와 닿았다.
음식 글을 쓰다 보니 표현력이 정말 중요하다는 것을 느꼈다. 표현력은 평상시 독서를 통해 축적되어 있어야 한다. 매번 '맛있다'라는 표현으로 독자들에게 세세한 감정을 전달할 수 없다. 그리고 맛있다는 기준이 사람마다 상대적으로 다르기 때문에 좀 더 객관적으로 전달할 방법을 글 쓰는 방법으로 연구해보려 했다. 물론 음식도 많이 먹어봐야 표현도 다채로워질 것이다.
나는 평상시에 '음식 평론가들은 요리를 잘해야 할까?'라는 질문을 갖고 있었다. 그런데 이 책에서는 굳이 그럴 필요가 없다고 한다. 요리를 잘하면 표현이 늘어나는 장점이 있지만 한쪽으로 매몰되는 단점도 동시에 지니고 있다고 한다. 음식 글을 쓰는 사람은 음식점과 요리사 편이 아닌 소비자 편에서 정보 제공을 하는 역할이라고 한다. 하긴 음식점과 요리사 입장에서 적는 건 광고업 종사자겠다. 이 주장에 나도 동의한다. 요리와 맛보기는 겹쳐있지만 다른 영역이다. 연주를 잘해야 음악 평론을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며, 운동을 잘해야 스포츠 중계를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서로의 영역을 인정하고 존중해야 한다. 한 때 블로그가 유행일 때 '블로거지'라는 단어가 나타날 정도로 블로거들이 음식점과 서비스 종사자들에게 민폐를 끼쳤었다. 이 사람들은 평론가도 아니고 작가도 아니며 그저 갑질러다.
이 책에서 한 가지 안타까웠던 점은 책 배경이 미국이다 보니 우리나라 실정과 다른 부분들이 있다. 그렇다 보니 이해하기 힘든 부분이 있고 적용하기 어려운 것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음식 관련 글 적는 법에 대한 기본적인 스킬이 많이 담겨있다. 책이 두꺼우니까 목차를 보고 필요한 쪽을 찾아서 보는 것을 추천한다.
형광펜과 포스트잇을 옆에 필수로 둬야 한다. 나는 이 책을 글 쓰다가 필요할 때 꺼내서 보려 한다. 한 번 쭉 읽고 끝내는 소설과 같은 책이 아니다. 정말 교과서, 학습서 같은 책이다. 글을 꾸준히 쓰면서 이 책 덕을 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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