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사내전 책 독후감

 

 

 

내가 만약 범죄자였을 때 이런 검사님한테는 붙잡혔다간 꽤 골치 아플 것 같다. 비유와 설명을 어찌 잘하는지 날 고소하겠다고 달려들 심산이면 막아내지 못할 듯하다. 무엇보다 은근 속을 꼬이게 만들어서 상당히 고통스럽게 만들고도 남을 사람일 것이다. 그만큼 표현이 재밌고 비유가 섬세하다. 형사 처벌받을 죄를 짓지 말아야겠다.

 

 

최근에 문유석 판사의 <개인주의자 선언>이란 책을 읽고 이 책을 접해서 그런지 법조계 세상이 낯설지 않았다. 물론 판사 세상과 검사 세상은 그들 내에서 큰 차이가 있겠지만 나같이 법과 관련 없는 사람이 봤을 땐 거기서 거기이다. 결국 사람 사는 곳이고, 꼰대는 존재했으며, 사연은 가득했다.

 

 

2020/01/09 - [Review/독후감] - 개인주의자 선언 독후감

개인주의자 선언 독후감

 

 

법에 대해 관심이 없고 무지했던 터라 저자가 말해주는 것을 복기하며 내 주장처럼 만들고자 했다. 평상시 비판이 없는 주제를 접하면 그 주제에 대한 남의 주장이 마치 내 생각처럼 각인되는 경우가 있다. 나는 이 원인을 보통 두 가지로 보는데, 첫 번째는 남의 주장이 호소력 있고 논리적일 때고, 두 번째는 자리에서 주는 아우라가 있기 때문이다. 검사가 법 관련 이야기하는데 논리적이고 호소력까지 있다면 무지한 백성은 그저 아멘하고 받아들일 뿐이다. 참고로 비판 없이 그대로 받아들이는 태도는 바람직하지 않다. 정치, 종교 등등 그렇게 썩어 간다.

 

 

형사법의 범위에 대해 이해할 수 있었고 무조건 '법대로' 하는 것이 사회의 오류 없는 정답이 아닌 것을 알게 됐다. 사법 서비스 확대를 위해 변호사, 검사와 같이 법조계 전문가를 대거 뽑으면 된다는 일각의 주장에 대해 비판적으로 느끼게 됐다. 서비스 확대는 곧 업계의 확장을 의미한다. 니즈에 의해 공급이 나오는 것이 아닌 공급으로 니즈가 창출될 것으로 보인다. 마치 스마트폰의 등장 같은 것이다. 소송과 법적 분쟁은 늘어날 것이고 수익 창출을 위한 무분별한 소송으로 사회적 비용과 피해가 커질 것이다. 전혀 가설은 아니다. 저자가 말한 것처럼 미국이 대표 사례로 존재한다.

 

 

 

 

첫 장에서 나오는 사기 당하지 말라는 인생 최대 교훈보다 위와 같은 내용이 내게 더 심도 있게 다가왔다. 1장 사기 공화국 풍경은 읽는 내내 암울했다. 이성이 살아있다는 인간 세계도 결국 약육강식인 동물의 왕국과 큰 차이 없었다. 피해자는 영원히 피해자로 남는 잔인한 현실을 직시하니 그 세계의 사는 구성원으로서 읽는 동안 평안할 리 없다. 만약 이 장을 통해 사기꾼을 꿈꾼다면 피해자의 감정을 공감 못하는 사이코패스 기질이 다분한 사람일 것이다. 아무튼 사례를 통한 절대적인 교훈보다 법에 대해, 법의 존재에 대해 고민을 하게 해 준 뒷장들이 지루하면서도 나를 좀 더 지성인으로 만들어주는 부분이라고 감히 평가한다.

 

 

내용이 어려울 법한데 재밌게 잘 설명해주셨다. 오랜만에 잠 줄여가면서 시간가는 줄 모르고 읽은 책이다. 

 

 

검사내전 국내도서 저자 : 김웅 출판 : 부키 2018.01.19 상세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