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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책

원미동 사람들 독후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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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갑자기 옛 작가들의 감성이 느끼고 싶었다. 이상하게 요즘 글들이 냉소적이고 차갑게 느껴졌다. 시간이 지난 명작들을 찾아봤다. 떠오른 작품은 예전 교과서에서 봤던 <원미동 사람들>이다. 연작 소설이란 개념을 이 책을 통해 처음 알게 됐다. 교과서에서 본 부분은 지극히 일부분이었다. 

 

 

 따뜻함을 기대하고 읽은 책이다. 그런데 더 슬퍼졌다. 슬프다는 표현보다는 먹먹했다. 배경은 80년대 원미동. 서울에서 약간 벗어난 곳이다. 이촌향도 현상으로 다들 서울로 올라오던 시기다. 빈부격차가 급작스럽게 벌어지고 보이지 않는 자본의 계급이 형성되던 시기다. 지금은 몇 분 차타거나 지하철 몇 정거장만 가면 되지만, 당시에는 서울에서 자리 잡지 못해 밀려왔다고 생각하게 되는 패배 의식이 짙은 곳이었다. 2020년 현재 지방에 사는 청년인 내 시선에선 참 어이가 없다.

 

 

 

 

 

 요즘 사람들이 경제가 힘들다, 먹고 살기 어렵다고 하지만 이 때 당시에도 마찬가지였다. 없는 사람에게는 늘 부족한 세상이다. 경제 발전시기에도 거지가 있었고 굶주림은 있었다. 누군가 배불러 갈 때 누구는 밑 빠진 독에 물을 부었다. 알고 있던 사실이지만 잊고 살았다. 그저 지금 당장이 예전보다 무조건 힘들다고 생각했다. 경제 발전 시기에는 좀만 노력하면 성공이 보장된 사회라고만 인식했다. 그 시절은 지금과 달리 희망이 있는 따뜻한 세상이라 착각하고 그리워했다. 그러나 소설 속 옛 감성 아래 드리워진 차가운 세상이 날 순간 얼어붙게 했다. 정신이 확 들면서 약간의 배신감도 들었다. 

 

 

 우리 주변 이웃을 생각하게 만든다. 다양한 삶과 사연이 있다. 세상의 큰 흐름은 눈에 띄게 흘러간다. 그 속에서 나비 효과가 연쇄 작용하며 작은 흐름들이 뭉치고 섞인다. 이 부분을 쉽게 놓친다. 잊기 쉽다. 인지 못하면서 산다. 잘못된 건 아니지만 큰 흐름을 보려면 이 작은 흐름들을 잘 분석해야 하고 깊게 생각해야 한다. 글 쓰는 내게 중요한 교훈이다. 

 

 

원미동 사람들
국내도서
저자 : 양귀자
출판 : 살림 2004.0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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