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으로 본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단편집이다. <개미>, <파피용> 등 장편소설을 쓴 베르나르 베르베르를 흔히 접했었는데 이번에는 이렇게 단편으로 접하니 새로웠다. 책 처음 부분에 작가는 자신이 어떻게 이 글들을 쓰게 되었는지 영감을 얻게 된 경위를 적어 놨다. 작가나 예술가는 일상을 소재로 작품의 아이디어를 얻는다. 똑같이 삶을 살고 주변 환경이 비슷해도 얻는 생각은 각자 다르다. 감성이 타고나거나 또는 스스로 계발을 더 해야만 원석을 발견할 능력이 보다 향상되지 않을까. 공부도 마찬가지다. 똑같이 수업을 듣고 똑같은 커리큘럼을 겪어도 각자 성적은 다르다. 학습 능력과 본인의 노력에 따라 다르다. 해당 영역에서 특출하게 더 잘하고 남들과 다른 사람보고 우리는 흔히 천재라고 부른다. 만들어진 천재여도 천재는 천재다. 근간이 전혀 없이 천재라고 어떻게 부를 수 있을까. 이 작가는 내게 그런 존재다.
총 18개의 단편이 실린 <나무>는 세상을 다양한 시각으로 바라본다. 단순히 다양한 관점이 아닌 색다른 관점으로 바라보고 해석한다. 개인적으로 가장 임팩트가 남는 편은 <완전한 은둔자>이다. 학계에서 뇌에 능력에 대한 해석은 다양하다. 영화 <루시> 같은 경우에는 뇌의 능력을 100% 활용하면 초능력을 사용할 수 있고 초월적인 인간의 모습이 될 수 있다는 가설을 가지고 만든 스토리다. 마찬가지로 <완전한 은둔자>에서 연구가는 뇌를 몸에서 떼어내 무궁한 생각을 통한 세상을 탐구한다는 이야기로 풀었다. 나는 그 과학자에게 그렇게 탐구한 결과를 어디다가 활용하고 싶은지에 대해 물어보고 싶었다. 무언가 결과를 세상에 나타내야 더 가치가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무래도 사람은 인정의 욕구가 있을 테니 말이다. 자기만족만을 위해 자기 뇌를 떼어낸 과학자와 그를 창조해 낸 작가가 약간 이해는 안 갔지만 소재의 접근이 참신했다.
전반적으로 가볍게 읽기 쉬웠다. 무겁게 메시지를 전달하기보단 자연스러운 고개 끄덕임을 유발했다. 정보를 얻기 위한 에세이가 아닌 소설을 읽을 땐 나는 마음을 편하게 먹고 그 마음을 유지하려고 노력한다. 신선하면 신선함에 놀래고 재밌는 부분에선 생각 없이 웃고 눈물이 나는 부분에선 충분히 공감하고 눈물도 흘린다. 이 맛에 소설을 읽는다. 단편 소설은 뭔가 금방 끝나는 것 같아 장편보다 아쉽지만 다양한 소재를 한 번에 쉽게 얻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다음번엔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장편소설을 다시 접하려고 한다. 세계관에 녹아들어 가는 재미에 빠져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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