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 이 작가는 기독교에 대해 안 좋은 감정이 있을 거야.’라는 생각은 예전 그의 책 <창문을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을 읽었을 때 느꼈던 것 중 하나다. 앞뒤 구분 못하고 선교하는 가톨릭 선교사를 풍자했고 그의 몸에 적나라하게 총알을 박아 놨기 때문이다. 이번에는 대놓고 기독교를 소재로 설정했다. 교구에서 쫓겨난 목사가 주인공인데 요한나 셸란데르이다. 그 주인공의 가정 배경은 강압적인 목사 아버지가 그녀를 억지로 목사가 되게끔 했기 때문이다. 덕분에 반항심이 깊던 그녀는 설교 강단에서 이상한 말을 하고 쫓겨나며 떠돌아다닌다. 그러다가 킬러 안데르스와 호텔 리셉셔니스트 페르 페르손을 만난다.
요나스 요나손의 책 중 3번째 접하는 책이다. 이 작가의 풍자 능력과 말 센스는 책 읽는 중간마다 실소를 짓게 한다. 본론적인 이야기가 반이면 풍자와 농담이 반인 것처럼 느껴진다. 어설프게 하면 허접해 보일 수 있는 농담을 적정선을 잘 유지하며 적는 능력이 뛰어나다.
<킬러 안데르스와 그의 친구 둘>에서는 기존에 읽었던 책과는 다른 점이 있다. 100세 노인 <알란>과 까막눈이 천재 여자 <놈베코>와 다르게 이 책 주인공들은 살다보니 어쩔 수 없이 사고를 치고 범죄를 저질렀던 이들과 다르게 대놓고 범죄를 저지른다. 돈을 좇고 성공을 갈망한다. (알란과 놈베코의 관련된 책의 독후감은 이 글 맨 하단 링크에 들어가면 볼 수 있다.)
웃긴 건 목사였던 요한나는 신앙심이 없는 상태로 킬러 안데르스를 전도하는데 그는 그걸 정통으로 받아들인다. 갑자기 신앙심이 깊어진 그 때문에 요한나, 페르손 커플은 돈줄이 끊길 위기를 처했지만 다시 신앙심과 스토리를 잘 활용하여 재기한다는 이야기가 주되다.
진지한 기독교 사람들이 보면 꽤나 골치 아플 이야기다. 나름 교회에 대한 비판이 담겨 있지만 너무 비꼬는 듯한 느낌이 들어 불쾌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작가는 아마 그런 사람들의 심중을 미리 파악한 듯싶다. 마지막 작가의 인사 글에서는 자신이 이렇게 글을 쓸 때의 마음이 약간이나마 표현되어 있다. 풍자는 풍자이고 소설은 소설이다. 속뜻을 모르면서 가볍게 대충 읽으면 안 되지만 그렇다고 깊게 생각해서 굳이 억지로 스트레스를 유발할 필요도 없다.
다음에 또 대기 중인 요나스 요나손의 소설들이 남아 있다. 지금까지는 작가의 필체나 스토리 전개가 쭉 비슷했어서 좀 식상한 느낌을 받기도 했다. 작가의 색깔이 진하니까 느껴지는 감정일 수 있다. 다음 소설들은 약간의 변화를 기대하기도 한다. 너무 확 변해도 이상하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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