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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책

책 요리코를 위해 독후감 및 줄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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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후감 간단한 서론

난 이제까지 추리소설을 즐겨 읽지 않았다. 범죄, 스릴러, 공포영화도 잘 보지 않는 타입이다. 정서에 안 좋다고 생각될 정도로 무섭고 잔상이 남는다. 이런 내가 이 책을 읽고 난 뒤로 추리소설을 찾아 읽어보고 싶어졌다. 내 마음을 바꾼 책이다.
후기를 적은 글이라 어쩔 수 없이 간단하게 줄거리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 스포를 허용하지 않는 사람이라면 이 글을 피하시오.
 

 

요리코 말고 나를 위해 도전해본 책

서론에서 말했던 것처럼 난 이런 소재의 책을 잘 읽지 않는다. 왠지 모를 무섭다는 편견에 휩싸여서 쉽게 열지 못하는 장르다. 내가 이 책을 읽게 된 계기는 단순했다. 주변에 추리소설을 즐겨 읽는 친한 직원분이 읽어보라며 책을 빌려줬다. 웬만해선 거절했을 텐데 평상시 그 분야를 좋아하는 사람이 추천해준 이유가 있을 거라 생각됐다. 책 제목은 <요리코를 위해>, 뭔가 요리코가 피해자일 것 같은 추측이 들었다(이렇게 책도 읽기 전부터 상상이 많은 나는 피곤하다). 내 독서 종류의 편협함을 깨보기 위해 도전하기로 했다.

 

괜히 밤에 읽었어

그렇게 책을 열고 바로 당일에 다 읽을 줄 몰랐다. 꽤 두꺼운 책이었기 때문에 감히 엄두를 못 냈는데 다 읽고 나니 새벽 2시였다. 추리소설 초보인 나는 요리코의 아버지 니시무라의 살해 기록이 이상한 점을 느끼지 못했다. 읽다가 ‘어? 생각보다 범인이 쉽게 나타나네? 어? 왜 이렇게 빨리 죽지?’라며 니시무라에게 쉽게 속았다. 노리즈키 린타로가 의심하고 풀어가면서 이상한 점을 그때서야 이해했다.

 

노리즈키 린타로는 작가이자 이 책 속에서 주인공이기도 하다. 이 작가는 추리 작가이면서 탐정 역할을 책 속에 자신을 출연시키면서 책 밖과 안에 동시에 설정했다. 그러니 작가가 실제로 겪은 일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든다. 실제라고 하면 상당히 소름 끼칠 것 같다.

 

요리코, 니시무라, 그녀의 어머니 우미에, 주변의 인물들을 모두 쉽게 놓쳐서 안 된다. 각자 이해하는 상황과 감정선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나도 모두를 신경 곤두선 상태로 쳐다보게 되었다. 사건이 전개되고 미스터리가 풀려갈 때마다 감탄하는 내 모습과 동시에 작가의 표현과 전개에 가슴 졸이는 내 모습을 같이 확인할 수 있었다.

 

 

마지막 책을 다 읽고 덮을 때는 두근거리는 심장 때문에 한동안 잠을 이루지 못했다. 무서워서라기보다는 그만큼 박진감 있었기 때문이다. 영화가 아닌 소설의 글자들로 심장이 빠르게 뛸 정도로 두근거렸던 건 오랜만이다. 낮에 볼 걸 그랬다. 잠 못 자서 다음 날 힘들었다.

 

결국 하나의 사건, 가족사

심리학에서 가족 간의 관계는 중요하게 다뤄진다. 어렸을 때부터 성인이 되기까지 가장 친밀하게 접해지는 관계가 가족이기 때문이다. 이 가족이 무너지고 문제가 생기면 그 사람의 심리와 생각에 문제가 생긴다. 요리코와 그녀의 가족도 마찬가지 개념이다. 균열의 핵심은 하나의 사건이었다. 그것도 우연한, 누구에게나 일어날 법한 사고였다. 그 사건으로 말미암아 행복했던 가정을 무너뜨리는 계기가 됐다. 가족을 재건해야 할 사람들이 회복하지 못할 정도로 무너졌다는 건 더 큰 문제로 이어졌다. 니시무라는 요리코를 사랑했다. 사랑했었다는 표현이 맞겠다. 그는 누구보다도 가족 구성원들 모두를 사랑하는 사람이었다. 요리코도 니시무라를 사랑했다. 하지만 그들의 사랑 방식은 비뚤어졌고 사랑의 감정마저 왜곡된 상태였다. 겉에서 보기엔 안타깝고 애잔한 그들의 관계가 속을 들여보니 썩은 냄새가 나는 관계로 변질되어 있었다. 누구를 위한다는 말은 자신의 행동에 대한 합리화였다. 모두가 자신을 위해 살았다. 자신을 위해 행동했고 사랑이라는 도구로 포장하며 감쌌다. 그렇다고 그 사랑도 거짓이라고 보긴 힘들다. 이 복잡한 모든 감정이 결말을 만들었다. 이런 세밀하고 치밀한 감정선이 이 책에 몰입도를 높인다. 슬프고 안타깝다는 것보다 사람이란 건 참 무섭다고 생각되었다.

 

다음에는 어떤 걸 읽어볼까?

이제는 뭔가 마음 편하게 추리소설을 도전할 수 있을 것 같다. 재미를 제대로 맛봤다. 히가시노 게이고, 정유정 등 유명한 작가의 책을 주문해 놓은 상태다. 유명한 책을 위주로 먼저 접근해보고자 한다. 책 쇼핑을 하니 역시나 돈이 왕창 깨진다. 책 쇼핑은 아이쇼핑이 되지 않는다. 일단 보려면 사야 하기에 오늘도 몇십만 원을 긁었다. 카드값 내는 날 또다시 심장이 빨리 뛰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