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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책

책 오베라는 남자 독후감, 줄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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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 글을 읽기 전, 독후감 집필가의 간단 이야기

이 책은 나의 마음을 울렸다. 틈틈이 눈물이 났다.
이 글은 적당한 줄거리만 담겨 있다. 꼭 책을 읽기를 바란다. 메마른 그대에게 추천해주고 싶은 책이다.

 

책 표지

 

괴팍하면서 정 많은 오베 아저씨

오베라는 남자는 괴팍하다. 사연이 있는 남자다. 그 사연들이 그를 괴팍하게 만들었다. 사람들은 그 사연을 처음부터 알 수 없다. 나였으면 이런 아저씨가 주변에 있다면 어떻게든 안 마주치려고 노력할 것 같다. 누구나 그렇든 원래 그런 사람은 없다. 오베도 마찬가지다. 괴팍한 모습이 그를 더 애잔하게 만든다. 속사정과 사연을 알수록 더 미워할 수 없다. 신경이 많이 쓰이는 캐릭터다.

 

그는 속이 깊다. 정이 많다. 자신의 신조가 뚜렷하다. 때로는 그 신조가 주변을 힘들게 하지만 그래도 그는 굳건하다. 아버지의 영향과 성장 환경의 영향이 크다. 그런 그를 흔든 게 그의 아내다. 그런 그녀가 죽었다. 허망하게 그의 곁을 떠났다. 그는 그녀 곁으로 가고자 부단히 노력한다. 진실로 원하고 꽤 치밀하다. 하지만 그는 이웃을 너무 잘 뒀다. 현대 사회에서 결핍된 이웃 간 관계는 이 마을 사람들에게 최소한으로 적용되고 있었다. 그를 쉬이 죽게 놔두지 않는다. 오베는 이웃 사람들에게 필요한 존재였다. 그리고 신경이 많이 쓰이는 존재였다.

 

소중한 만남은 변화를 선물한다.

살다 보면 여러 사람을 만난다. 그중 자신의 감정을 잘 드러내고 소화하는 사람이 있다. 유리 같은 표면에 속이 훤히 보여 상대로부터 신뢰를 얻고 답답함을 주지 않는다. 사람들과 잘 어울리고 또 질적으로 잘 싸운다. 반면에 자신의 감정과 생각을 드러내는 데 어려움을 겪는 사람이 있다. 원인은 다양하겠지만 그 다양함을 상대는 이해하기 힘들다. 오해받기 쉽고 사회로부터 거리가 생기기 쉽다.

 

 

그렇게 혼자로 남을까? 아니다. 인생은 그렇게 흘러가지 않는다. 남들이 외면했던 나의 다양함을 이해해주고 사랑해주는 사람을 만나는 상황이 발생한다. 차가운 세상 속에 존재하는 기묘한 반전이다. 이는 운명, 또는 인연이라 불린다. 평상시 주변에 자신을 이해해주는 사람이 없다가 조금이라도 알아주는 이를 만나면 반갑다. 반가움을 넘어 특정 이상의 호감이 생긴다. 거기에 상대가 아름답고 내 마음을 훔치기까지 한다면 기존의 나는 이제껏 살아보지 않은 자신의 모습을 마주하게 된다. 신념조차 바꾸게 할 수 있다. 마치 전혀 중요하지 않았던 것처럼. 신기한 변화이다.

 

나를 변화시킨 상대는 소중하다.

내 마음에 따뜻함과 사랑, 평온함을 심어준 상대는 간절하게 소중하다. 이런 소중한 상대가 없어지는 것, 단순히 허망하다는 말로 표현하기 힘든 상실감이 찾아올 것이다. 그 빈자리를 대신하는 건 불가능하다. 감히 채우려는 노력조차 실례이다. 오베는 이 감정에 이끌려 소중한 상대였던 그녀를 따라가려 했다. 상황에 따라 개인의 선택은 존중받을 수 있다. 하지만 건강한 사회는 다양한 선택지를 제공해야 할 의무가 있다. 어렵고 힘들면 무조건 극단적인 선택을 하게 방치하는 것이 아닌 또 다른 선택지를 고려해보게끔 해야 한다. 오베의 이웃들은, 때로는 실례하기도 했지만, 그에게 다른 선택지를 제시했다. 사랑 그리고 또 사랑, 아가페의 사랑이 아닌, 그냥 우리네 삶에서 소소히 느낄 수 있는 그 사랑을 선물했다. 오베는 다른 사랑을 가지고 인생의 마무리를 걸어갔다. 언젠가 오베를 다시 만난 그의 아내는 한결 따스해진 그를 더 반가워했을지 모른다. 그녀가 원했던 것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