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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책

셈을 할 줄 아는 까막눈이 여자 독후감,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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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각한 상황 속에서 관통되는 유머

요나스 요나손의 두 번째 소설이다. 요나스 요나손의 특징은 객관적으로 상황만 두고 봤을 때 심각한 상황이지만 유머러스하게 사건을 풀어간다는 점이다. 물론 소설이니까 가능하지만 소설이라고 무조건 유머러스하라는 법은 없으니까 말이다. 스웨덴식 유머가 한국에서 통하는 게 신기하다. 번역가의 능력도 많이 반영된 책인 것 같다.

 

첫 번째 소설인 <창문을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에 이어 또다시 대박 친 작품이다. 근현대의 굵직한 사건들에 모두 관여했던 알란이 주인공이었던 책인 데뷔작은 그를 한순간에 스타덤에 올렸다.

 

2021.04.30 - [Review/독후감] - 창문을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 책 독후감

 

창문을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 책 독후감

이렇게 재밌는 책을 왜 이제 알았지? 심지어 나온 지 거의 10년도 더 된 책이잖아? 독서량이 한없이 부족한 나 자신이 원망스러웠다. 어디 가서 취미가 독서라고 깝죽대지 말아야겠다. 한 번만 합

gyeumbro.tistory.com

 

전작처럼 근현대의 시간 흐름으로 스토리는 진행된다. 남아공과 스웨덴을 배경으로 까막눈이 흑인 천재 여자 놈베코를 통한 사건을 전개시킨다.

 

고질적인 문제, 차별과 세뇌

놈베코는 흑인이다. 1961년도 남아공 배경 속 흑인은 사실상 인간 취급을 못 받는다. 글도 못 배우고 심지어 여자다. 백인이 키우는 애완견보다 대접이 바닥일 때다. 주인공 놈베코는 그 와중에 머리가 비상한 사람이다. 계산이 빠르고 학습 능력이 뛰어나다. 이 능력이 소설 속에서 그녀를 주인공으로 만드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그 능력이 없었으면 그저 객사한 또 한 명의 익명일 테니까.

 

 

차별과 선입견, 체제의 세뇌가 이 소설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내는 문제점들이다. 흑인과 백인으로 나뉘는 인종차별은 한국에서는 크게 느껴지지 않은 문제지만 전 세계적으로 심각했던 문제다. 지금도 아시아인들에 대한 차별과 피부색에 의한 차별의 잔재가 여전히 남아있다. 정서적 미개함을 티 내는 행위인데 아직까지 고수하고 있는 미개인들이 많다.

 

또 다른 문제는 극단적 사상가들이다. 유럽의 근현대사는 복잡하다. 우리나라처럼 왕정이 다른 나라에 의해 완전히 몰락하고 새롭게 공화정 사회가 시작된 것이 아니라 여러 사상의 성장으로 복잡한 짬뽕 같은 발전들이 생겼다. 우리나라에선 사회주의라고 하면 무조건 북한과 연계된 사상가로 찍히거나 험한 말을 들을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유럽에서는 다르다. 사회주의, 자유주의, 민주주의, 공산주의, 자본주의 등 시대의 흐름과 역사 속에서 성장한 사상들이다. 그 배경지가 서구였다. 그렇기 때문에 각 사상의 추종자들은 서로 협의하는 발전도 있었지만 과격한 공격을 통한 배척 또한 존재했다. 이 소설에서도 여러 캐릭터를 통해 그런 부분도 꼬집었다.

 

수많은 비유와 웃음거리를 제공하면서 동시에 풍자와 해학이 담겼다. 요나스 요나손 소설은 지속적인 웃음을 던진다. 영화로 따지면 <화이트 칙스> 또는 <데드풀>과 같은 느낌이 든다. 가끔은 쉽게 읽히다가 정신을 잠깐 놓치면 이게 무슨 농담을 치는 건지 다시 진지하게 쳐다보게 된다. 

 

두 번째 소설인 책 외에도 몇 가지 책이 더 세상에 나와 있다. 앞으로 차근차근 더 읽어볼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