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계의 원펀맨 마동석
시원시원하다. 아무리 극악무도한 범죄자 캐릭터가 나와도 마동석 앞에서는 힘을 못 쓴다. 이 모습이 비판의 요소로 될 때가 있지만 나 같은 팬도 형성한다. 현실 속 치열할 때가 많은데 영화를 볼 때마저 답답함을 느끼고 싶지 않다. 특히 범죄에 관해선 더 그렇다. 범죄 관련 소식이나 기사를 볼 때 답답한 걸 넘어 속 터지는 경험을 거의 모든 사람이 했을 거라 본다. 그런 속을 박박 긁어 줄 수 있는 캐릭터는 마동석이 단연 최고다. 내 안에 잠재되어 있는 범죄를 향한 폭력성을 가감 없이 보여줘 감사할 따름이다.
애니메이션 <원펀맨>을 정주행 하지 않았지만 SNS 영상으로 잠깐이나마 접해봤다. 험상궂고 악한 짓을 저지르는 빌런들을 치열하게 싸우지 않고도 손쉽게 날려버린다. 기존의 히어로 캐릭터들과 다르다. 마블의 ‘캡틴 마블’, 스톤 다 모은 ‘타노스’도 비슷한 느낌이지만 원펀맨은 더 강력한 모습을 자랑한다. DC의 ‘슈퍼맨’도 초강력하지만 크립토나이트 앞에서는 힘을 못 쓰는 약점을 갖고 있다. 마동석은 히어로가 아니고 사람이다. 죽을 수 있고 크게 다칠 수 있다. 하지만 영화 속에서는 사실상 원펀맨 같은 존재다. 마동석이 등장하면 믿음직하다. 칼로 베이거나 뭔가로 맞아도 끄떡없다. 그런 듬직함 아니 튼튼한 매력이 나의 마음을 이끈다.
현실 세상의 답답함
법이 모든 사람 앞에 평등할까? 법이 과연 모든 사안을 정의롭게 해결할 수 있을까? 이제까지의 많은 사례를 보면 일반 정서에 안 맞는 경우가 많아 보인다. 범죄자들이 호위 호식하며 피해자들을 조롱하는 경우를 본다. 요즘엔 사연 없는 악역이 없다고 한다. 가끔은 범죄자 캐릭터가 섹시하게 표현되고 감성적으로 나타내 진다. 원래 겉으로 아무 티 안 나는 사람이 사기 치는 법이라지만 범죄자에 대한 화려한 가면을 씌워주는 것 같아 불편하다. 마동석 펀치로도 모자란 범죄자가 세상에 판친다. 가끔 사법 판단을 무시하며 사회 정의를 실현시키겠다고 과격하게 움직이는 세력이 있다. 이런 사람들을 대놓고 옹호하지 못하지만 가슴속에 응원하는 사람이 꽤 많을 거라 예상된다.
실화 바탕 영화 배경
범죄도시2의 실화 배경은 2007~2011년 필리핀 관광객 납치 살인사건이다. 김원빈, 김원근, 한순진 등의 가해자들은 한국인 관광객을 납치, 강도, 살해 등 악질 범죄를 저질렀다. 영화에서 나온 수법처럼 납치 후 가족에게 연락하여 돈을 뜯어내거나 피해자에게 직접 갈취하곤 했다. 이들은 최소 19회 이상 납치를 저질렀으며 피해자의 생사여부가 확인되지 않은 사례도 있다. 최세용은 태국에서 잡혔고 김성곤은 필리핀 감옥에 있다가 송환됐다. 김종석은 필리핀에서 붙잡혔지만 유치장에서 스스로 죽었다. 김원빈 징역 22년, 김원근 징역 28년, 김성곤 무기징역, 최세용 무기징역 선고받았다. 실상은 더 잔인했고 가해자들은 인간도 아니었다. 선고 결과를 봤을 때 속이 시원한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피해자 가족이 걱정된다. 이들은 영화 속에서 마동석이 가해자 역을 아무리 패도 속이 시원하지 않을 것이다. 트라우마로 어려움을 겪는 이들은 이런 영화 이슈가 불편할 수 있다. 언제쯤 범죄자들을 향한 법이 국민 심리에 맞게 될까. 범죄자가 발 편히 못 뻗고 사는 세상이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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