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Review/책

죽음(베르나르 베르베르) 소설 독후감

반응형

 

 

추리 소설로 위장한 듯한 판타지

내가 정말 좋아하는 작가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작품 <죽음>을 읽었다. 2권으로 나뉘어 있는 책은 꽤 긴 편이지만 거침없이 읽혀 어렵지 않다. 베르나르 베르베르 작가의 작품은 믿고 보는 편이다. 기회가 되면 이 작가의 작품은 다 읽어보고 싶다. 하지만 너무 기대치가 컸었나. <죽음>은 좀 아쉽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른 작가의 작품을 많이 보다가 읽어볼 걸 했다. 지난번에 읽은 이 작가의 소설 <심판>도 사후 세계관이 배경이었다. 사후 세계관 말고 좀 다른 상상력 속에서 놀고 싶은 이상한 심리가 발동되었다. 마치 <개미>를 읽었을 때의 신선한 충격을 기대하는 듯하다.

 

<죽음>은 말 그대로 주인공의 죽음의 원인을 추리하는 내용이다. 추리와 판타지를 결합했다. 죽은 영혼과 소통할 수 있는 ‘뤼시 필리피니’, 죽임을 당한 주인공 ‘가브리엘 웰즈’를 통해 사건을 전개한다. 추리 소설로 위장했지만 판타지 요소가 다분했다. 결말은 작가가 뭘 말하고 싶은지 이해는 하였으나 뭔가 아쉬운 느낌이 개인적으로 강했다. 꼭 이게 최선이었을까 하는 콕 집어 말하긴 어렵지만 뭔가 그런 느낌...

 

설움이 담겨 있는 듯한 부분

유력 용의자 중 가브리엘 웰즈를 극도로 혐오하는 비평가 무아지가 나온다. 장르 문학에 대한 비판을 비난에 가깝게 날린다. 왠지 가브리엘 웰즈를 통해 베르나르 베르베르 본인의 경험을 담은 게 아닌가 싶다. 소설가로 늘 극찬만 받지는 않았을 것이다. 비판도 받고 작품에 대한 무시를 통해 설움을 겪었을 것 같다. 인기가 많은 만큼 안티도 생기는 법 아니겠는가. 웰즈도 그런 비평가들을 향해 열심히 항변하고 프랑스 문학계에 대한 비판도 강력히 날린다. 기득권을 향해 돌을 던지는 모습은 문학계도 다를 바 없이 나타나나 보다.

 

아쉽고. 허무한. (스포 주의)

책을 읽고 이런 결말에 대해 마음 드는 분은 댓글로 의견을 나누길 바란다. 함부로 작품 비판을 안 하는 나인데 위에도 언급했지만 이번엔 좀 아쉬웠다. 허무하다는 느낌이 더 맞는 표현이겠다. 특별히 어떤 나쁜 용의자를 만들어달라는 건 아니지만 솔직히 예상대로 맞아버렸다. 난 읽는 내내 용의자들은 그냥 나타낸 캐릭터들이고 왠지 사인이 사실상 본인 때문이지 않을까 했다. 정확하게는 상위 아스트랄계 노파의 계획이라고 하지만 소설을 통해 지나치게 미래에 대해 확실하게 예측해버린 웰즈의 상상력이 문제였기 때문이다. 이번엔 내 상상력이 문제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