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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책

고양이 (베르나르 베르베르) 독후감 및 줄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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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 1(양장본 Hardcover)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신작 장편소설 『고양이』 제1권. 파리에서 살고 있는 암고양이 바스테트의 시각에서 인간의 문명을 바라보는 작품이다. 인간이 상상하기 어려운 타자의 시각을 도입하여, 인간 중심주의를 해체하고 이 지구에서 인간이 차지해야 할 적절한 위치를 끊임없이 고민해 온 저자의 문제의식이 그동안 좀 더 성숙해지고 발전해 왔음을 알게 된다. 테러가 일상화되고 내전의 조짐이 보이는 파리. 몽마르트르에서 집사인 나탈리와 함께 사는 암고양이 바스테트는 어느 날 옆집에 사는 천재 샴 고양이 피타고라스를 만난다. 한때 실험동물이었던 피타고라스는 머리에 USB 단자가 꽂혀 있어 인터넷을 통해 방대한 지식을 갖춘 지적인 고양이다. 피타고라스에게서 인류와 고양이의 역사를 배우며 점차 가까워지는 사이, 파리 시내는 테러가 빈발하는 불안한 상황이 되고 결국 내전이 일어난다. 내전으로 황폐화된 도시에는 페스트가 창궐하고 사람들은 사나운 쥐 떼들을 피해 도시를 떠난다. 쥐 떼에 점령당한 도시에서 도망친 고양이들이 불로뉴 숲에 모여, 고양이 군대를 만들어 뺏긴 도시를 탈환하기로 한다. 페스트의 확산과 쥐 떼들을 피하기 위해서 센강의 시뉴섬으로 향하는 고양이 군대. 하지만 쥐 떼의 접근을 차단하려면 섬으로 통하는 다리를 폭파해야 하고, 그러려면 인간의 도움이 절실하다. 과연 고양이와 인간은 서로 소통에 성공하고 쥐 떼들의 공격과 페스트, 전쟁의 틈새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까?
저자
베르나르 베르베르
출판
열린책들
출판일
2018.06.12
 
고양이 2(양장본 HardCover)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신작 장편소설 『고양이』 제2권. 파리에서 살고 있는 암고양이 바스테트의 시각에서 인간의 문명을 바라보는 작품이다. 인간이 상상하기 어려운 타자의 시각을 도입하여, 인간 중심주의를 해체하고 이 지구에서 인간이 차지해야 할 적절한 위치를 끊임없이 고민해 온 저자의 문제의식이 그동안 좀 더 성숙해지고 발전해 왔음을 알게 된다. 테러가 일상화되고 내전의 조짐이 보이는 파리. 몽마르트르에서 집사인 나탈리와 함께 사는 암고양이 바스테트는 어느 날 옆집에 사는 천재 샴 고양이 피타고라스를 만난다. 한때 실험동물이었던 피타고라스는 머리에 USB 단자가 꽂혀 있어 인터넷을 통해 방대한 지식을 갖춘 지적인 고양이다. 피타고라스에게서 인류와 고양이의 역사를 배우며 점차 가까워지는 사이, 파리 시내는 테러가 빈발하는 불안한 상황이 되고 결국 내전이 일어난다. 내전으로 황폐화된 도시에는 페스트가 창궐하고 사람들은 사나운 쥐 떼들을 피해 도시를 떠난다. 쥐 떼에 점령당한 도시에서 도망친 고양이들이 불로뉴 숲에 모여, 고양이 군대를 만들어 뺏긴 도시를 탈환하기로 한다. 페스트의 확산과 쥐 떼들을 피하기 위해서 센강의 시뉴섬으로 향하는 고양이 군대. 하지만 쥐 떼의 접근을 차단하려면 섬으로 통하는 다리를 폭파해야 하고, 그러려면 인간의 도움이 절실하다. 과연 고양이와 인간은 서로 소통에 성공하고 쥐 떼들의 공격과 페스트, 전쟁의 틈새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까?
저자
베르나르 베르베르
출판
열린책들
출판일
2018.06.13

 

고양이를 키우는 친구 집에 놀러 갔다. 나에게 강아지 키우는 분위기는 익숙했으나 막상 고양이가 있는, 심지어 네 마리나 있는 곳은 처음이었다. 고양이들은 강아지와 다르게 내가 오던 말던 신경 쓰지 않았다. 그나마 애교 많은 고양이들은 다가와 자기 머리를 비비거나 다리 사이로 지나다닌다. 강아지는 주인의 사랑을 갈구한다면 고양이는 자기 자신이 주인이다. 이런 특성 때문인지 주인이 '집사'라 불리우고 ‘간택당했다’라는 표현이 사용되는 것 같다.

 

베르나르 베르베르는 알려진 애묘가다. 본인이 고양이를 키우고 작품에서 고양이 이야기를 자주 한다. 이번엔 대놓고 고양이가 주인공인 작품을 냈다. 내가 느꼈던 고양이의 도도함, 자기 주도적인 모습을 충실히 담았다. 작가의 또 하나의 인격이 고양이로 추정된다. 고양이로 빙의(?!)하여 보고 느끼고 적었다.

 

전체적으로 디스토피아 배경이다. 평범한 일상이 당연했던 인간 세계는 폭탄 심지에 불이 붙은 듯 서서히 내전과 테러로 잠식당한다. 생태계의 절대적인 포식자였던 인간들이 무너지자 숨어있던 쥐들이 나와 창궐하고 페스트로 인해 인간 수가 급감한다. 쥐의 증가 속도는 생태계의 균형 회복 속도보다 빨랐다. 세상은 쥐에게 빠르게 점령당한다. 주인공 바스테트는 (자신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겠지만) 흔히 볼 수 있는 암컷 집고양이다. 모든 생명체와 소통을 원하고 호기심 많은 귀염둥이다. 작가는 도도하면서 자기애가 넘치는 이 고양이의 이름을 이집트 여신 '바스테트'에서 따왔다. 고양이 머리를 한 바스테트는 다산과 풍요를 상징하며 사랑의 여신이다. 그녀를 모시고 섬기는 인간들이 많았으며 숭배하는 규모도 컸다고 한다.

 

 

또 다른 주인공 피타고라스는 '제3의 눈'을 가진 수컷 고양이다. 그 역시 고대 철학자 피타고라스로부터 이름을 따왔다. 피타고라스 정리로 유명한 그는 스스로 '지혜를 사랑하는 자'라고 불렀다. 제3의 눈을 통해 인간 세계를 이해한 고양이 피타고라스는 바스테트의 정신적 멘토가 된다. 바스테트는 인간이 무너진 세상에서 (살아남은 개체 중 가장 뛰어난 생명체인) 고양이를 중심으로 세계를 재건하길 바란다. 고양이 사이에서도 가장 뛰어난 자신이 여왕으로 세워지길 바란다. 바스테트의 여정을 담은 이 소설은 <고양이>, <문명>, <행성> 시리즈로 이어지고 각 1,2편으로 되어 있다. 책 <고양이>에서는 바스테트와 피타고라스의 만남, 인류의 몰락과 쥐의 창궐, 시뉴섬에서 고양이-인간 연대 공동체 형성까지 이야기를 담고 있다.

 

고양이의 시선으로 인간 세계를 바라보니 참으로 특이하다. 인간은 양손을 자유자재로 사용하고 건축, 예술, 음악, 과학 등 문화와 고차원적인 세계를 창조하는 자들이다. 그러나 그걸 쉽사리 무너뜨리는 것도 그들이다. 책 <고양이>에서 인간 세계가 무너지는 이유 중 하나는 맹목적인 신앙으로 테러를 자행하는 이들 때문이다. 유치원 어린이들에게 총격 난사하고 과학자와 지식인을 죽인다. 과학 문명이 붕괴되자 과학으로 다스리던 문제가 터진다. 이런 거창한 테러 외에도 우리 인간은 일상 속에서 다른 생태종에게 테러를 가한다. 우리와 같이 사는 반려동물도 피해 갈 수 없다. 바스테트 다음으로 입양된 펠릭스라는 수컷 고양이는 바스테트와 하룻밤을 보내고 난 다음 어느 날 갑자기 거세당한다. 거세당한 뒤 자신의 것이 담긴 유리병을 바라보는 펠릭스의 모습이 애잔하다. 바스테트는 젖도 못 뗀 자기 새끼들과 생이별을 당했다. 바스테트의 집사는 남자 친구와 함께 (이유가 있었다고 한들) 바스테트가 나은 새끼들을 화장실에서 죽여 변기에 내린다. 비록 잔인한 장면으로 연출됐지만 인간을 위한다며 행해지는 일들이 얼마나 많은가 생각해보게 된다. 인간은 사랑과 믿음이라는 명분으로 생태계 꼭대기에서 오만함을 맘껏 누리고 있다. 그 오만한 일상이 느껴지지 않는다면 고양이의 시선을 빌려보는 게 방법인 듯하다. 인간의 눈과 감각은 어두워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