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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책

태재 <책방이 싫어질 때> 독후감, 책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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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사람들이 왔다가 갔지만 내가 듣는 말의 카테고리는 비슷했다. 뻔한 상황. 뻔한 말. 사람들은 말과 기분을 남기고 가버렸다. 나가는 사람은 그걸로 끝이지만 나가지도 못하는 내 입장에서는 그 말들을 곱씹으며 ‘왜 말을 저렇게 하지?’ 하며 계속 불쾌해하는 데 힘을 쓰게 되었다.  - 책 내용 중에서

 

위의 책 내용을 인용한 부분은 장사하시는 사장님, 서비스업 종사자분들은 한 번쯤 느꼈을 감정이다. 특히 나에게 입으로 똥 싸고 가는 사람을 보며 느낀다. 그 똥을 다시 입에 넣어줬으면 좋겠건만 그러지 못하고 내 뇌리에만 강하게 남는다. 복수를 꿈꾸지만 꿈으로 지나간다. 같은 사람끼리 왜 그러나 싶다.

 

저자는 전반적인 서비스 업계가 느낄만한 언짢음을 긁어주면서 동시에 책방에서만 느낄만한 고충도 전해준다. 단순히 저자의 기준대로 좋고 나쁨을 가르지 않는다. 옳고 그름을 이야기한다. 사례를 통해 경험담을 이야기할 때 장면이 생생하다. 책 위에 아이스 컵 놓는 손님 이야기할 때 육성으로 나도 같이 욕을 했다.

 

나도 마찬가지로 장사를 하고 있으면서 공감되는 점이 많았다. 득도하고 싶으면 종교를 찾기보단 장사를 추천한다. 다만 사람에 대한 환멸감을 가질 수 있는 리스크도 있으니 잘 고민하길 바란다. 사람의 유형은 다양하다. 힘을 주는 사람, 힘을 빼는 사람, 하나라도 더 챙겨주고 싶은 사람, 빨리 나갔으면 하는 사람 등 다양하다. 이상하게 동방예의지국 대한민국에서 무례한 인간이 많다. 이 무례함의 종류도 다양한데 다 열거하기엔 이 독후감이 오염될 것 같아 자제하겠다.

 

손님 욕만 담은 글은 또 아니다. 좋았던 일, 불편했던 감정 등을 다양하게 작가의 말투로 자연스럽게 친구가 이야기하듯 들린다. 저자는 자신의 얼굴을 책 표지로 설정할 만큼 자신감이 넘치고 유머 감각이 뛰어나다. 이 책의 배경 장소는 스토리지북앤필름이다. 아직 가본 적이 없어 공간 상상이 잘 안 가 사진으로 찾아보니 저자가 이야기하는 조각들이 이해 갔다. 나중에 꼭 가볼 예정이다. 태재 님을 봐도 쑥스러워 말도 잘 못 걸겠다. 만약 본다면 나 혼자만 내적 친근감을 표하고 와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