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꼭 영화를 보고 오세요. 영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날씨가 서서히 더워지고 있는 요즘, 벌써부터 시원하게 해줄 미스터리 스릴러물이 나왔습니다. 바로 영화 ‘추격자’, ‘황해’ 등을 연출한 나홍진 감독의 ‘곡성’입니다. ‘캡틴 아메리카: 시빌워’의 독주를 막고 한동안 주춤했던 한국 영화의 자존심을 지키고 있습니다.
<반전의 반전을 거듭하는 스토리>
영화 ‘곡성’을 높게 평가할 수 있는 점은 바로 반전의 반전을 거듭하는 스토리입니다. 누가 진짜 범인인지 윤곽이 잡히려다가도 다시 엎어지게 되면서 지속적으로 긴장감을 심어줍니다. 영화 처음 시작에 성경 말씀을 인용합니다. 예수님이 이 땅에 오셨을 때 사람의 육을 입고 내려왔음을 의미하는 말씀인데, 영화로 대입시켜보면, 누가 사람인지 아니면 육신의 모습을 한 귀신인가를 구별하라는 힌트로 쓰인 것 같습니다. 이러한 부분들은 범인과 이어지는 매개체로 연결됩니다. 이 매개체들이 지속적으로 나타나면서 반전의 반전을 거듭하게 됩니다.
<무엇을 말하는 것일까>
이 영화를 본 사람들이라면 대부분 마지막에 허무함을 느낄 것입니다. 열심히 스토리를 진행시키다가 마무리를 딱 놔버립니다. 오픈 결말인건지 아니면 정말 그대로 끝인 것인지 알기 힘듭니다. ‘효진’이를 구하지 못했고 일가족은 살해당하면서 최종적인 결말은 비극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결말에만 집중을 하면 영화에서 무엇을 말하는 것인지 알기 힘듭니다.
집중해서 볼 부분은 바로 주인공인 경찰 ‘종구’(곽도원)입니다. ‘효진’(김환희)이라는 딸을 키우는 ‘종구’는 딸을 정말 사랑합니다. 그러나 그렇게 사랑하는 딸이 귀신 들리게 되고 그 전부터 동네에 어떤 이방인이 나타나면서 시작된 살인 사건들과 똑같은 증상들이 나타나는 걸 확인하고 원인들을 찾아가는 모습들이 이 영화의 주요 흐름입니다.
<현혹되지 마라>
그러나 ‘종구’는 딸이 아프기 전, 범인을 찾는 과정에서부터 계속 귀가 얇고, 여러 이웃들의 증언들을 지나치게 믿음으로써 점점 더 무서운 미궁으로 빠지게 됩니다. 수상한 점이 많고 소문 많은 일본 이웃을 무리하게 수사하면서 갈수록 귀신들과 무당들에게 엮이게 됩니다. 무속인 ‘일광’(황정민)이 말한 것처럼 낚시할 때 어떤 물고기가 걸릴지 모르고 던지는 것처럼 ‘효진’이가 미끼를 덥석 물었다고 했는데, 사실은 ‘종구’가 물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일광’은 악마에게 이용당하는 무당이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선한 무당 ‘무명’을 마주하고 피토를 쏟고 두려움에 떨면서 서울로 도망가려 하지만 악마는 순순히 놔주지 않습니다. 마치 신내림 받은 사람이 거부하려하면 온갖 악재가 쏟아지는 것처럼 말입니다. ‘일광’은 다시 돌아오면서 끝까지 ‘종구’를 현혹시키게 하고 그들의 팀워크를 성공으로 이끌어갑니다.
수상한 일본 이웃과 ‘일광’은 한패라는 것은 결말에 보여줍니다. 즉, 그들은 처음부터 한 패라는 것인데, 쉽게 현혹되는 성향을 가진 ‘종구’를 파악하고 오히려 더 치밀하게 접근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꼭 안 좋은 쪽으로 계속 현혹되고 흔들리다가 마지막 ‘무명’의 말은 무시하고 들어갔다가 처참한 꼴을 당합니다. 심지어 ‘무명’은 인간임을 알 수 있게 손을 잡으며 말리고 닭의 울음소리로도 증명해보려 하지만 이미 현혹당하고 속은 ‘종구’에겐 먹히지 않습니다.
카톨릭 부제도 악마와 마주치게 되는데 거기서 악마가 하는 말들이 이 영화에서 말하고자 하는 것들을 많이 담고 있습니다. 악마는 성경구절을 인용하면서 믿음이 약해진 부제에게 의심하는 마음을 조롱하면서 최후를 맞이하게 합니다.
<개그 소재들이 너무 많이 보였다.>
이런 스토리에서 보이는 것과 같이 현혹과 인간의 나약함을 다룬 점은 일반 다른 귀신 영화들과는 비슷했지만 꾸준한 긴장감 유지와 짜임새로는 높게 평가합니다. 하지만 표현 방법에서 실망스러운 부분들이 많았습니다. 나름 무서울 목적으로 사용됐던 요소들이 개인적으로 웃겼습니다. 시체를 살려서 좀비로 만들어버리고, 사람들과 싸우는데 죽지 않는 모습이 정말 좀비였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에는 수상한 일본인 이웃이 악마로 변하고 그러한 장면들이 꼭 그런 식으로 밖에 표현을 할 수 없었나 싶을 정도였습니다. 오히려 그 정도의 구체적인 표현보다 대사나 다른 방식으로 표현을 했다면 더 무서웠을 것 같습니다. 고라니를 파먹는 모습으로 나오는 폭력성을 띈 귀신도 마치 영화 ‘반지의 제왕’에 나오는 골룸과 다를 바 없었습니다.
그리고 소나기를 포함한 비오는 장면과 배역들의 대사 중 소리 지르는 장면들이 너무 많아서 극적이라기보다는 오히려 산만해보이고 약간 더 현실성과 멀어지게 느껴졌습니다. 무서움이라는 것은 실제로 일어날 법한 일들이 더 무섭다고 느껴지기 때문입니다.
<마무리>
그래도 왜 이런 영화를 만들었을까, 어떤 의미를 전달하고자 했을까 꾸준히 생각하게 되고, 생각할수록 “못 만든 영화는 아니다.”라고 판단되면서 마무리의 허무함이 가려지는 영화 ‘곡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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