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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영화

영화 '조커' 후기 리뷰 감상문, '조커는 관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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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조커 포스터

 

 조커는 관종이다. '관종'은 사람들에게 관심 받고 싶어 무리하게 행동하는 사람을 비하하는 용어로, '관심병 종자'의 준말이다. 조커는 우리가 흔히 장난으로 부르는 관종이 아닌 정신질환이 겹친 관종에 해당한다. 어릴 적 상처로 정신적인 문제가 생겼다. 조커는 남을 웃기게 하고 싶고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싶어한다. 하지만 남의 코미디에 잘 공감하기 힘들고 따로 공부를 해야할 정도로 소질이 없다. 내가 관종이라 표현했지만 결국 인정받고 싶은 욕구가 넘치는 것이다. 그러기엔 조커는 한없이 부족했고 세상이 잔인했다. 게다가 긴장하고 당황할 때 의도치 않게 웃음이 터지는 병이 있다. 본인 스스로 고통스럽지만 웃음이 계속 나온다. 보통 일반적으로 웃음은 기쁘거나 행복할 때 나온다. 이 일반적인 웃음과 조커의 웃음 사이에 괴리감이 느껴진다. 그래서인지 조커 웃음소리에 가슴이 답답하고 때론 소름이 돋는다.

 

 이런 조커가 관심을 받기 시작한다. 살인을 저질렀는데 일약 스타가 된다. TV에 나오고 신문에 1면 기사로 실린다. 세상이 준 일반적인 경로를 통해 꿈을 실현시킬 수 없었던 조커는 다른 방법에 눈을 뜬다. 살인은 이제 그에게 꿈을 이루기 위한 도구다. 자신을 무시하고 배신한 사람들을 하나씩 제거한다. 그토록 원했던 TV쇼에 나가서 정체를 드러내고 자신의 행동에 대한 당위성을 주장하며 그의 우상을 죽인다. 그렇게 조커는 꿈을 실현시킨다.

 

 

 

 조커는 일반적인 사람처럼 살기를 원했다. 사랑을 하고 싶고 정상적으로 돈을 벌고 싶어했다. 그런데 세상은 쉽게 그를 받아드리지 않는다. 어쩌면 세상에 녹아들 수 없는 사람이다. 갖고 있는 지병이 정상적인 사회생활을 발목잡는다. 한번 스친 이웃 상대를 보고 착각 속에 애인으로 만들 정도로 정신 착란증은 심하다. 그리고 그런 조커를 감당하기에 세상은 너무 악하다. 열심히 일할 때 폭력이 날라오고 아이와 놀아줘도 면박이 주어진다. 친구에게 배신당하고 엄마마저 사랑의 존재가 아니었다. 어떤 누리꾼의 후기 중 '나 같아도 조커 같은 선택을 하겠다.'라는 말이 나오는 이유가 이런 배경 때문 아닐까.

 

 고담시를 통해 자본주의가 극단적으로 치닺으며 발생하는 양극화와 사회 약자를 위한 시스템은 사라지고 가진 자를 위한 세상이 만들어지는 모습을 나타냈다. 그러면 과연 조커는 혁명가인가? 시대에 부응하며 기득권을 처단하는 존재로 볼 수 있을까? 그런 이미지로 시위대를 통해 만들어지지만 결국 조커는 본인의 야망을 펼치고자 한 하나의 빌런이었다. 

 

 요즘은 사연 없는 악역이 없다고 한다. 마찬가지로 조커는 사연 많은 빌런이다. 그렇지만 그의 선택에 무조건적인 지지나 정당성을 부여하긴 힘들다. 그저 동정심이 주어질 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