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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책

주문을 틀리는 요리점 독후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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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전에 TV에서 치매 환자분들이 서빙하고 이연복 셰프가 요리하는 장면을 본 적이 있다. 짧게 스치면서 봤지만 꽤 인상 깊었던 KBS 프로그램 <주문을 잊은 음식점>이다. 원래는 일본에서 시작한 프로젝트 <주문을 틀리는 요리점>이 원조다. 치매 환자에 대한 편견과 무지를 확실히 깨 주는 프로젝트다.

 

 

물론 상상 속 아름다운 이야기처럼 모든 일이 생각대로 술술 풀리는 건 아니다. 진행에 있어 어려움이 있고 역경도 있다. 그걸 아름답게 풀어가는 것이다. 그게 이 프로젝트의 핵심으로 보였다. 돈을 목표로 하는 것이 아니다. 사회를 아름답게 만드는 일에 있어서 팔 걷어붙이고 모였다. 일부러 주문을 틀려 웃음거리로 만드는 것도 목표가 아니다. 흔히 우스갯소리로 말하는 방송국 놈들의 장난질이 아니다. 

 

 

 

 

일하는 것이 버거운 어르신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움직인다. 비록 뒤돌아서면 바로 잊어버릴 수 있더라도 현재 주어진 시간에 최선을 다한다. 과연 나는 얼마나 주어진 시간과 상황을 올바르게 사용하고 있을까? 가끔 어제 뭐 먹었는지도 기억을 못할 때가 있다. 그만큼 세상을 무의식 중에 살아가고 있다는 증상으로 느껴지며 스스로 안타까웠다. 어떻게 매 순간 최선을 다하냐고 물을 수 있다. 그러나 인생을 통틀어 최선을 다한 순간을 기억하자면 아마 횟수로 손에 꼽을 것이다.

 

 

이 음식점을 방문한 사람들은 모두 너그러워진다. 주문한 음식이 잘못 나와도 웃으며 넘기고 민망해하지 않게 서로 배려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요즘 말로 모두가 쿨해진다. 아마 천국의 모습이 이런 풍경이지 않을까 싶다. 양보, 배려, 동정, 연민, 감사의 감정이 넘쳐 예민하고 잔인한 감정이 기를 못 펴는 곳. 투덜대고 화내며 부정적인 말을 하는 사람이 되려 이상해지는 묘한 곳. 그런 곳이 이 세상 안에서 만들어졌다는 게 참 감사하면서 신기했다. 기회가 된다면 방문해보고 싶다.

 

 

주문을 틀리는 요리점
국내도서
저자 : 오구니 시로 / 김윤희역
출판 : 웅진지식하우스 2018.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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