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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책

마지막 잎새(O.헨리) 독후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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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대학 친구들끼리 모임이 하나 있다. 장난식으로 잎새팸으로 부르며 모이는데 오 헨리 단편 소설 <마지막 잎새>에서 따온 이름이다. 어느 날 갑자기 이 소설의 이야기를 생각해보려니 기억이 안 났다. 분명 알았던 소설인데 간략한 요약마저 생각이 안 나니 작가라는 이름으로 활동하는 나 자신이 창피했다. 

 

 

얼른 집어든 <마지막 잎새>. 소담 출판사에서 나온 책 <마지막 잎새>에는 <크리스마스 선물>, <경관과 찬송가>, <20년 후>, <손질이 잘된 램프>, <되찾아진 개심>, <운명의 충격>, <'검은 독수리'의 실종>, <1천 달러>, <인생은 연극이다>, <희생타>, <마녀의 빵>, <나팔 소리>도 같이 엮여있다. 한 작품씩 각각 독후감을 써보려 하는데 가능할지 모르겠다. 노력해보려 한다.

 

 

<마지막 잎새>의 배경지는 그리니치 빌리지다. 맨하탄 남부에 위치한 곳이고 예술가가 많이 사는 곳이다. 이 소설에서는 크게 성공하지 못한 가난한 예술가들이 나온다. 당시의 폐렴은 목숨을 쉽게 앗아갈 수 있는 병이었다. 폐렴에 걸린 잔시는 창밖에 달려있는 잎새를 바라보면서 자신의 죽음을 기다린다. 잎이 다 떨어지면 자신도 죽겠다고 마음을 먹은 것이다. 이 모습을 지켜보며 간호하는 수는 답답한 마음을 가지고 실패한 술주정뱅이 화가 베이먼 노인을 찾아간다.

 

 

 

 

베이먼 노인은 평상시 괴팍하지만 수와 잔시를 아꼈다. 이 이야기를 들은 노인은 마지막 잎새가 남았을 때 폭풍우가 몰아치는 밤에 잎새가 있던 담벼락에다가 그림을 그려놓는다. 그 사실을 모르는 잔시는 마지막 잎새가 끝까지 안 떨어지는 모습을 보고 희망을 얻어 병을 극복한다. 그 사이 베이먼 노인은 마지막 자신의 작품을 남긴 채 폐렴에 걸려 죽는다.

 

 

이 단순한 전개는 잔인하면서도 간결한 여운을 남긴다. 내게 있어 사실상 주인공은 병을 극복한 잔시가 아닌 베이먼 노인이다. 그는 살아오면서 자신의 최선을 다해 작품을 그렸을 것이다. 다만 시대는 그를 인정하지 않았고 실패한 화가로 낙인을 찍었다. 그런 현실을 잊고자 술로 나날을 보냈고 언젠가 성공할 것이라 계속 큰소리쳤지만 나아지지 않았다. 하지만 막상 본인의 걸작은 현실을 잊기 위한 수단들이 아닌 자신을 내려놓은 사랑이 담긴 작품이었다. 본인이 마지막 잎새가 되었고 그 잎새는 어떤 인생의 최고의 작품이 되었다.

 

 

나는 누군가에게 그런 작품을 남길 수 있을까? 아직도 어떤 성공을 하겠다고 소리치는 내 모습을 문득 되돌아본다.

 

 

마지막 잎새

국내도서

저자 : 오 헨리(O. Henry)

출판 : 소담 2002.0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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