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 교양 프로그램에도 자주 출연해서 얼굴이 익숙한 유현준 교수의 책이다. LH사건으로 인해 아마 더 유명해진 분이 아닐까 싶다. 유현준 교수님은 건축을 전공한 박사님이다. 좀 더 자세히 수식어를 붙인다면 인문학적 소양이 깊은 건축 박사라고 할 수 있겠다. 단순히 건축물에 대한 설명이 아닌 도시와 건축, 그 안에 담겨 있는 문화와 그 문화가 생성되는 이유까지 재밌게 풀어낸 책이다.
요즘 나는 결혼을 앞두고 집을 알아보고 있다. 수도권이 아닌 지방에 살고 있지만 여기도 나름 대한민국이라고 집 구하는 게 쉽지 않다. 내 로망은 주택에 사는 것이다. 나중에 아이가 생기면 더 자유롭게 키울 수 있고 나 자신도 마찬가지로 주변에 신경을 덜 쓰고 살 수 있을 것 같다. 이상한 이웃을 만나는 것도 두렵다. 아파트는 뭔가 공장에서 찍어낸 차이점이 크게 느껴지지 않는 공산품 같았다. 다 비슷비슷하게 생긴 아파트가 몇 억씩 하는지 어이가 없다. 하지만 이런 이유를 다 뒤로하고 아파트를 알아보고 있다. 나중에 다시 이사 갈 때 거래를 위해서, 관리의 용이성 등 아파트 공화국 대한민국은 이미 아파트 삶에 많이 맞춰진 듯하다. 그게 익숙하다. 나도 모르게 사회에 맞춰지고 있나 보다.
이 책을 읽고 단독주택병이 다시 도지고 있다. 자연과 가장 밀접하게 느낄 수 있는 건 아파트보다 단독주택이다. 인구 10만도 안 되는 지방에 살면서 아파트에 산다는 것은 지방에서 사는 장점을 최소화시키는 것이라고 느꼈다. 인구가 복작스러운 도시도 아닌데 수도권 도시와 차이 없는 성장의 길을 가려한다. 지방 소멸의 이유 중 하나는 특색이 없어서다. 굳이 그 도시에 살 이유가 없기 때문에 사람이 떠나고 정착을 하지 않는다. 아파트가 나쁘다는 건 아니지만 아파트만 찾는다고 하면 일반 도시들과 차이를 가져가기 힘들다고 본다.
이렇게 열심히 생각해보지만 난 왠지 아파트를 매매할 것 같다. 현실과 이상 사이에서 갈등이 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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