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거리 (스포 O)
사냥을 즐기던 르웰린 모스가 마피아들이 총격전 벌인 곳에서 돈을 획득한다. 그 가운데 살아남았던 한 사람이 물을 달라고 했지만 물이 없어서 그냥 집으로 돌아왔던 르웰린 모스. 그러나 그 사람이 눈에 밟혔는지 한밤중에 다시 찾아가 물을 건네주려 하지만 이미 죽어있었다. 그때 돈을 찾으러 온 무리가 르웰린 모스를 쫓는다. 돈 가방에 위치 추적기가 있고 그를 쫓는 사람은 다름 아닌 사이코패스 살인마 안톤 시거. 악명 높은 그는 어떻게 서든 그를 찾으려고 한다. 이 사건을 따라다니면서 수사하는 벨은 나이가 많은 보안관이다. 쫓고 쫓기는 숨 막히는 전개 끝에 결국 르웰린 모스는 살해당하고 안톤 시거는 돈을 찾아 유유히 떠난다. 벨은 이 사건을 해결하지 못한 채 자신의 능력의 한계를 느끼고 은퇴한다.
감상문
역시 함부로 남의 돈을 건드리는 것이 아닌가. 아니면 너무 과한 오지랖은 되려 피해가 될 수 있는 것인가. 처음에는 이런 단순한 생각들을 했다. 그냥 돈만 잘 챙기다 보면 추적기 꺼내서 버리고 잠적하면 그만일 것을 괜히 물 갖다 준다고 가서 꼬리 잡히고 그러냐 말이다. 뭐 그랬다면 영화가 안 되려나...
제목이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여서 이런 스릴러 영화일 것을 예상 못했다. 노인이라는 대상 자체가 사회적 약자의 이미지가 강하다 보니 노인이 피해자가 되고, 그리고 피해자로 끝난다고 명확 시 되는 뉘앙스를 가진 제목이라 더더욱 감을 못 잡았다. 사회적 이슈나 복지 관련된 영화였으리라 생각했다.
르웰린은 꼼꼼한 줄 알았지만 생각보다 허술했다. 안톤 시거는 상대의 허점을 잘 파고들었다. 타고난 살인마다. 안톤 시거가 처음 보안관한테 잡혔을 때 빠져나오지 못했더라면 스토리의 전개가 다르게 갔겠다. 물론 어떻게든 나와서 돈을 찾았을 거란 생각도 든다. 보안관 벨은 꼭 한 발씩 늦는다. 아니면 일부러 늦는다는 느낌을 받았다. 뭔가 많이 아는 것 같지만 전혀 르웰린에게 도움이 안 되는 역할이었다.
이 영화의 특징은 뻔한 전개가 거의 없다는 것이다. 안톤 시거를 제거하기 위해 고용된 청부사도 허무하게 죽고, 벨은 도움이 안 되고, 마지막으로 르웰린도 너무 어이없게 죽어버렸다. 허무함과 갑작스러운 전개 속에 갑자기 벨의 꿈 이야기로 영화는 끝맺음이 나버린다. 엔딩 크레디트가 올라올 때 내 이해력이 한없이 부족하구나 하고 한탄했다. 어쩔 수 없이 영화 해석과 리뷰들을 보면서 남아 있던 빈 공간들을 채워나갔다. 정리해보자면 이렇다.
해석
- 이 영화는 처음부터 끝까지 OST가 없다. 그러다 보니 연기만 더 몰두하게 보고 사소한 것에 집중하게 된다.
- 영화의 배경은 베트남 전쟁 끝난 직후이다. 영화 중간중간 베트남 전쟁이 꾸준히 언급된다. 미국이 패배감으로 젖어 있을 때다. 보안관들은 왕년의 영광에서 잘 헤어 나오지 못하고 새로운 변화를 어색해한다. 영원히 승승장구할 것 같았던 나라의 패배, 그리고 그 나라 안은 혼돈이 차오른다. 안톤 시거를 방치하는 보안관, 서부 개척시대를 상징하는 카우보이 복장, 사냥을 실패하는 르웰린의 모습들이 과거 영광의 모습들을 드러내면서 동시에 무너지고 있는 현상을 대변한다.
- 이런 배경 속 안톤 시거는 통제가 불가능한 존재의 상징이다. 혼돈과 우연, 그 속에서 본인 나름의 선택을 하면서 살아가는 존재다. 편의점 사장과 대화하는 장면이 대표적으로 안톤 시거의 캐릭터를 드러내는 장면이다. 안톤 시거는 기존의 것들을 무너뜨리는 역할을 하고 있다.
- 안톤 시거에게 제거당하는 피해자들이 대부분 노인들이다. 힘 없이 대항하지 못하고 살해당한다. 이 또한 과거의 영광이 무너지고 새로운 혼돈과 공포들이 찾아오는 것을 의미한다.
- 르웰린은 이 혼돈 속에서 끝까지 싸우는 것을 선택한다. 아무도 그에게 그 선택을 시키지 않았다.
- 절대적일 것 같았던 안톤 시거조차 전혀 예상치 못했던 교통사고를 당한다. 이는 현실이 어떻게 늘 우리에게 다가올지 모름을 시사한다.
- 안톤 시거와 보안관 벨은 단 한 번도 마주하지 않는다. 혼돈을 마주하기 싫어하는 벨은 그 선택을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 이 영화에서 이야기하는 노인은 단순히 나이가 많은 사람을 대상으로 이야기하지 않는다. 과거에 집착하고 헤어 나오지 못하는, 새로운 혼돈을 마주했을 때 무너져버리고 죽을 수밖에 없는 사람을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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