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혼여행 갈 때 받은 선물
최근에 난 결혼을 했다. 신혼여행 가기 전 어머니께서 바리바리 싸주시던 책이다. 미리 뜯지 말고 꼭 여행지에서 뜯으라고 하셔서 그 말씀대로 했다. '어느 어머니의 이야기'라는 편지와 함께 있었다. 그 편지는 마치 우리 어머니께서 남의 어머니 이야기인 것처럼 적으신 편지였다. 이런저런 당부 말씀과 아들을 떠나보내시는 마음이 잘 담겨있는 편지였다. 그 당부를 구구절절 다 말씀하시기 어려우셨는지 전문가가 쓴 '아침 키스'라는 책을 같이 동봉하셨다. 왠지 신혼여행 끝나고서는 시간 내서 읽기 어려울 것 같아 여행 때 다 읽었다. 스스로 가끔 게으르다고 생각했는데 가만 보면 부지런하다. 내가 기특했다.
'아침 키스'가 연봉을 높인다. 후속작은?
억지로 숫자 채우듯이 아침 키스를 한다고 연봉이 올라가진 않을 것이다. 그만큼 부부애가 돈독하고 마음이 행복한 상태여야 일도 손에 잘 잡히고 매사가 잘 풀린다는 의미를 담았을 것이다. 책 제목을 참 잘 지었다. 이 책은 <아침 키스가 연봉을 높인다>의 완성작이라고 적혀있다. 전작하고 한 10년 차이 나게 출간한 책인 것 같다. 그로부터 또 10년이 지났으니 세월이 많이 변했다.
읽다 보니 아쉬운 점이 있었다. 나 같이 새로 부부 연을 시작하는 사람에게 중요한 책이긴 하지만 읽다 보면 가부장적인 가치관이 팽배했던 50-80년대 생들을 위한 내용들이 많았다. 남편은 밖에서 사회생활하며 돈 벌어오고 아내는 집안일을 하는 내용이 대부분 깔려있다. 젊은 세대를 언급하면서 맞벌이 이야기가 나오긴 하지만 전체적인 주류는 아니다. 예전보다 갈등의 사유가 다양하고 복잡한 가치관이 반영된 책도 조만간 출간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다고 이 책이 구닥다리 옛날 말만 한다는 의미는 아니다. 새겨들어야 할 내용이 많다. 본질은 크게 다르지 않기 때문이다. 서로를 존중하고 표현을 잘해야 하고, 결국 진심으로 사랑해야 한다는 것은 거대 흐름의 중심이다.
난 어떤 남편이 될 것인가
난 스스로 아직까지는 좋은 남자친구였다고 자부한다. 실제로 아내가 된 여자 친구도 나를 많이 인정해준다. 내 기를 살려주기 위함인 것인지 진짜인 것인지는 더 살아보면서 느껴야겠다. 욕심이 생긴다. 자타공인 사랑꾼으로 인정받고 싶기도 하면서 동시에 이런 모습이 당연해지지는 않았으면 하는 마음도 있다. 나도 노력해야 하고 많은 감정을 포기해야 하기 때문이다.
책을 읽으면서 더 느껴졌던 것은 아내가 참 현명한 사람이라는 것이다. 물론 고집부릴 때도 있고 완벽한 사람은 아닐지라도 대체적으로 훌륭하다. 나를 기죽이려고 하지 않고 정말 사랑한다는 것이 느껴진다. 여자친구가 나를 존중하고 진심으로 사랑해주니까 나도 거기에다가 찬물 끼얹기 힘들었던 것 같다. 이런 걸 떠나서 참 예쁘고 사랑스러운 아내기 때문에 나도 자연스럽게 표현이 나왔지만 말이다. 이 정도면 완벽한 여자다.
결혼을 해도 다행히 다 잡은 고기라고 생각들지 않는다. 내 개인 성향도 있겠지만 여러 사람에게 눈 돌릴 시간도, 겨를조차 없고 한 사람을 사랑하기, 사랑받기에도 내 인생은 부족하다는 생각이 든다. 평생 오랫동안 건강하게 서로 행복했으면 좋겠다. 좋은 책을 써주신 작가님들께 감사하고 선물해주신 어머니께도 감사한다. 내용을 토대로 열심히 '잘' 살아보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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