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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책

덕분에 사회복지사 독후감, 책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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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히 마주하게 된 책

과장님 결재를 받으려고 대기하던 중이었다. 아직 우리 회사는 온라인 결재 시스템이 없어서 자필과 도장을 받으러 결재라인 상사들에게 직접 받으러 가야 한다. 회계 업무를 맡고 있는 난 늘 서류 폭탄을 지니고 찾아간다. 폭탄을 처리하는 건 결재하시는 분들에게도 시간이 많이 소요되는 일이다. 그렇게 기다리던 중, 비어있던 친한 동료 자리에 있는 이 책을 발견했다. 동료의 팀장님이 팀원들에게 읽어보라고 선물로 준 책이었다. 주인이 읽기 전에 허락 맡고 얼른 다 읽었다. 읽기 편한 얇은 책이다.

 

부럽소. 사업하는 자여

저자는 사회사업 기록을 위해 적었다고 한다. 여러 스토리가 담겨 있다. 사회복지사로서 최우림 작가의 생각과 가치관이 묻어난다. 진짜 사회복지 사업을 즐기고 소중하게 생각한다는 것이 느껴진다. 이용자들에 대한 애정, 평상시에 갖춰 있는 생각들이 곧은 방향으로 잘 뻗어있다. 뭔가 부러웠다. 나는 현재 총무팀에서 회계를 맡고 있지만 내 본래 직책은 사회복지사이다. 계속 회계 업무를 할 생각은 없다. 사업팀으로 넘어가 사업을 해보고 싶다. 실제 내 역량도 잘 맞을 거라 예상한다. 나랑 친한 주변 사람들은 내가 회계를 맡고 있는 것에 대해 의아해한다. 난 그 의아함을 이해한다.

 

 

당장 맡는다고 무조건 잘할 거라는 보장은 물론 없다. 나도 사회복지 사업은 제대로 경험해본 적이 없고 현재 위치에서 사업팀 사업들을 어깨 넘어 관찰할 뿐이다. 그렇지만 해보고 싶은 의지와 관심이 있다. 지역사회와 당사자들의 삶의 변화에 몫을 하고 싶다는 욕심이 있다. 잘하려고 보단 함께하고 싶다. 그런 마음으로 회계 업무를 하고 있지만 물리적인 한계에 좌절할 때가 있다. 언젠가 꿈을 펼칠 날이 올 것이라 믿는다.

 

사회사업 기록, 어디서 더 볼 수 있는지

이런 생생한 감정과 묘사가 담긴 사회사업 기록을 더 찾고 싶다. 검색을 하는데 생각보다 쉽게 나오지 않는다. 기록이라 하니까 뭔가 딱딱한 공문서 느낌이 난다. 자체적으로 기록을 하는 기관이 많을까? 언젠가 사업팀 직원들과 대화를 나눌 때 내가 이야기한 것이 생각났다.

 

"이제까지 시간이 흘러간 게 아깝지 않나요? 계획이랑 평가 때는 밤새워서 작성하고 사업 진행하면서 왜 포트폴리오 하나 안 만들어두시나요... 아까워요"

 

갑자기 각 잡고 글 쓰려고 하면 평상시에 글 쓰는 사람에게도 힘든 작업이다. 기억도 많이 휘발되어 있다. 이 책의 저자인 최우림 복지사는 평상시 글을 쓰시는 분이라 이 작업이 가능했을 거라 본다. 꾸준하게 기록하면 언젠가 이렇게 멋진 책을 누구나 자료집으로 낼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해본다.

 

결과가 좋고 나쁨은 중요하지 않다. 생생한 순간들의 기록을 선배님들이 남겨주시길 바라는 마음이다. 아직 내가 기록들을 못 찾고 있을 수 있다. 이 글을 우연이라도 읽으신 분이라면 추천할 만한 사회복지 현장에 관련된 책을 댓글로 추천 부탁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