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오랜만에 박완서 <자전거 도둑>을 다시 읽었다. 읽기 쉬운 책이라 금방 읽혔다. 예전에 읽었는데 잘 기억나지 않아 다시 읽었다. 다시 읽으니 새롭다.
예전에 <자전거 도둑>을 읽었을 때는 주인공의 도둑질을 방조하던 주인 영감의 모습을 무조건 욕했었다. ‘에효~ 자본에 찌든 자 같으니라고!’ 그런데 요즘은 그 영감의 모습이 우리네 모습 같다. 이득을 취할 수 있다면 잘못도 잘한 일이 될 수 있는 그런 모습이랄까.
자전거가 넘어져 차를 긁었다는 이유로 거액을 뜯어내려고 했던 이의 모습도 만연하다. 소설의 시대 배경은 경제 발전 시기여도 현대 사회와 크게 다를 바 없는 사람들의 모습이다. 돈 앞의 인간성은 화장기 없는 민낯이다.
민낯을 드러낸 인간이 낯설지 않다. 주인공 수남처럼 혼란스럽고 분개하던 나이는 지났나 보다. 그런 민낯이 당연하다고 느껴진다. 합리적으로 보이고 그들의 입장에서 이해가 더 빠르다. 나도 모르게 나의 민낯도 그렇게 되었다. <자전거 도둑> 이야기가 기억이 잘 안 났던 이유는 마음 한편으로 미뤄둔 정도가 아닌 저 멀리 다른 세상으로 보내놨던 것이 아닐까 싶다. 민낯을 고쳐보고자 다시 이야기를 읽어본다.
'Review > 책'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인간실격 리뷰 및 줄거리, 다자이 오사무 작품 (0) | 2023.07.23 |
---|---|
키다리아저씨 리뷰 및 줄거리 (0) | 2023.07.22 |
나는 조울증 환자다 책 리뷰, 독후감 (5) | 2023.06.04 |
김훈 <남한산성> 책 독후감, 리뷰 (5) | 2023.06.03 |
태재 <책방이 싫어질 때> 독후감, 책 리뷰 (5) | 2023.04.28 |